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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이야기/피부 및 피하조직

여드름약 이소티논(로아큐탄) 부작용과 장기복용 후기

by 힐러킴 2020. 10.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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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독한 여드름 약으로 악명이 자자한 로아큐탄을 약 3년 정도, 현재까지 꾸준히 복용 중이다. 수입이 중단된건지 로아큐탄으로 시작했지만 현재는 카피약인 이소티논을 먹고 있다. 같은 약이니 글에서는 그냥 혼용해서 쓰도록 하겠다.

 

여드름과의 악연을 먼저 설명하겠다. 나는 사춘기부터 엄청난 피지분비에 시달렸다. 기름종이 전체가 푹 젖다못해 한 번에 2~3장은 사용해야 할 정도였다. 조절되지 않는 피지에 얼굴 전체에는 화농성 여드름이 피어났고 블랙헤드도 많이 박혔다. 짜고 또 짜내도 모공만 넓어지고 착색과 얼룩만 심해져갈 뿐 전혀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결국 대학에 붙자마자 피부과를 드나들기 시작했다. 먹는 항생제에 압출, 레이저와 박피까지 해보지 않은 것이 없었으나 전부 그때 뿐. 피부과를 끊으니 다시금 여드름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여드름이 별로 나지 않는 사람은 이 절망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성인이 되었음에도 피지분비는 줄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다. 사춘기 여드름은 성인 여드름으로 진화했고 영원히 내 피부는 회생불가 쓰레기일 줄 알았다.

 

현재는? 놀랍게도 오히려 피부가 좋단 소리를 듣고 있다!

심지어 강박증마냥 했던 홈케어도 지금은 귀찮아서 안하고 있는데도!

 

효과를 버라이어티하게 본 나는 로아큐탄(이소티논) 숭배자임을 먼저 밝히고 들어가겠다.

처음 이 약을 처방받은 사람이라면 부작용에 대해 걱정 중이거나 이미 크고 작은 부작용을 겪고 있을텐데, 이 글을 참고해주었으면 좋겠다.


이 약은 부작용이 왜 이렇게 잘 나타나는가?

여드름 치료제로는 독시사이클린으로 대표되는 항생제와 비타민A제제가 있다.

로아큐탄, 그리고 같은 성분의 이소티논 연질캡슐은 비타민A제제이다.

비타민A와 이 약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지만, 비타민A 과다복용 시 나타나는 독성반응으로 여드름을 치료하는 약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이 약의 부작용에 대해 이해하기 편하다. 

비타민A는 과다복용 시 피지분비를 억제시켜 각종 건조증을 유발한다. 로아큐탄은 이 독성반응을 적절히 이용하여 모공이 틀어막히는 것을 원천차단하는 것으로 여드름을 치료한다. 이처럼 여드름의 원인을 아예 틀어막으니 효과가 정말 끝내주다 못해 기적을 목도하는 기분이 된다. 여드름에 의해 고통받아온 사람이라면 삶의 질이 수직상승할 수 있다.

 

그러나 피지를 말리는 것이 주 목적인 약이 얼굴 피부에만 작용할까? 당연히 아니다. 전신에 모두 작용한다.

로아큐탄의 주요 부작용인 입술 건조, 피부 건조, 각질, 구순염, 안구 건조증 등은 전부 피지를 말린다는 주요 목적 때문에 발생하는 부작용인 것이다. 따라서 발생했다면 그냥 안고 가는 수밖에 없다. 인공눈물을 넣거나 립밤과 로션 등으로 보습에 신경쓰는 방향으로 완화할 수 있지만 증상이 너무 심하다면 의사와 상담 후 용량을 낮춰보는 것도 방법이다.

 

로아큐탄은 하루 2알이 고용량 요법이다. 하루 1알만 꾸준히 복용해도 건조증이 오는데 두 알은 오죽할까.


기타 유해반응

건조증 외에도 유해반응이 많아서 소아 및 청소년에게는 거의 처방되지 않는다. 대체로 약을 끊으면 증상이 사라진다는 게 다행이라면 다행인 점이다. 대표적인 유해반응 몇 가지가 있다.

 

▶ 여성의 경우, 약을 처방하기 전에 의사가 임신 가능성이 있는지 먼저 물어볼 것이다.

투여 기간, 용량과 상관 없이 기형아 유발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임신 가능성이 있거나 임부, 모유수유 중인 여성까지 안된다. 이미 약을 복용 중인 여성에게 임신 계획이 있다면 안전을 위해 최소 약을 끊은 3개월 뒤로 잡아야 한다. 다행히 이 약은 시간이 지나면 몸 속에서 배출된다.

 

 드물게 탈모가 일어날 수 있다. 다행히 약을 끊으면 증상이 사라진다.

 

▶ 간수치가 상승할 수 있다. 물론 약을 끊으면 증상이 사라진다.

 

 참고로 복용 중에는 헌혈이 안된다. 약 성분이 4주 정도 체내에 머무르기 때문에 수혈받는 환자에게 위해를 끼칠 수 있다. 특히 임산부가 받으면 최악이 될 것이다. 끊고 1개월 후 헌혈이 가능하지만 가능하면 2개월 후에 하는 것이 좋다.


현재 복용방법

우선 이 약은 비타민A제제라 지용성이므로 식사 직후 섭취하는 것이 효과가 좋다. 나도 그렇게 복용하고 있다. 아래의 내용은 개인의 경험과 소감이므로 복용법은 의사와 상담하고 이 글은 참고로만 봐주길 바란다.

 

초반에 여드름을 잡을 때에는 하루 2알씩 복용했었다. 하지만 여드름이 쏙 들어간 뒤로는 용량을 줄여 하루 1알만 복용했다. 입술이 트면 며칠간은 복용하지 않고 쉬었다. 혈중 역치가 올라가있으니 중간중간 휴약해도 최소 2주 동안은 피지 억제효과가 잘 작용해 괜찮았다.

 

현재는 피지조절 목적으로 필요시에만 복용한다.

약을 끊어보려고 각을 재는 중인데 끊고 1~2개월 정도 지나면 여드름이 스멀스멀 다시 올라온다. 물론 옛날보단 훨씬 낫지만 완치는 틀린 듯 하다. 때문에 지속적인 피지조절을 위해 기름이 좀 많이 올라온다 싶으면 한동안 다시 1알씩 복용했다가 건조해지기 전에 끊고 휴약기를 가지는 방법으로 피부를 유지 중이다. 너무 건조하지도 않게, 너무 기름지지도 않게 유지하는 것이 포인트다. 이렇게 하면 타고난 중성 피부마냥 개기름, 여드름, 블랙헤드 걱정이 전혀 없으면서 부작용도 없다.

물론 본래의 용법과는 맞지 않다. 그러나 의사가 ok했으며 현재 몸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

 

내게 약이 잘 맞는지 큰 부작용 없이 입술건조만 있었기 때문에, 나이를 먹어가며 피지가 자연스레 잦아들 때까지는 그냥 이런 식으로 복용하려 한다.


수직상승한 삶의 질

저녁마다 노랗게 곪은 여드름을 압출하고 코팩을 붙이는 것이 하루 일과였는데, 지금은 안한 지 2년도 더 된 것 같다. 절대 기피했던 오일리한 기초 화장품도 건조하다 싶으면 척척 바른다. 스킨부터 시작해서 여드름에 좋다는 걸로 항상 심열을 기울여 구매해 사용했었는데, 지금은 아무거나 사서 써도 멀쩡하다.

집중케어하던 옛날에는 빈말로라도 들어본 적 없던 피부 좋다는 소리를 오히려 소홀해진 지금 자주 듣고있다. 손으로 쓸어봐도 까끌하게 걸리는 것 없이 부드럽다.

피지가 많은 사람은 두피에도 기름이 많다는 것을 알 것이다. 밤만 되면 떡지던 머리가 약을 복용하면 거짓말처럼 정상인이 된다. 여러모로 기름 때문에 발생하던 온갖 스트레스가 사라져 굉장히 만족하며 살고있다.

 

중증 여드름으로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그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닐 것이다. 잘 알고있다. 과도한 피지분비가 원인이었던 나는 생활습관 개선도, 피부과 시술도 소용이 없었고 장기적으로 약을 복용하는 것이 베스트였다. 돈백만원 깨지고 나서 찾은 인생 약... 부작용이 심했던 사람들은 말리겠지만 효과를 보고있는 쪽인 나는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느니 일단 복용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누가 알겠는가, 약이 맞을 지.

 

물론 의사와 상담 후 복약을 허락했다는 전제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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