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종식을 위해서는 국민의 대다수가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가 가장 많이 들어와 있어 의료진들도 이것을 많이 접종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 아스트라제네카는 기존에 우리가 맞아오던 백신들에 비해 면역반응이 비교적 흔하게, 강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피접종자가 알아야할 증상들과 대처방안이 분명히 존재한다. 증상을 종합선물세트로 겪은 나의 경험을 토대로 설명해보고자 한다.
나는 백신맞고 앓아본 적이 한 번도 없었으며, 약물 알레르기도 없고 기저질환 또한 없는 젊은 나이대의 사람이기 때문에 부작용에 대해 전혀라고 할 정도로 걱정하지 않았다. 또한 하루라도 빨리 접종하고 싶어하는 편이었기에 백신을 매우 반겼었음을 먼저 밝힌다.
접종 시 통증은 거의 없었다. 맞고나서 조금 지난 뒤로 뻐근한 느낌이 들면서 살짝 통증이 느껴졌다.
당일
약 15~20분 정도 후
얼굴에 열이 오른다 싶더니 술마신 것마냥 정신이 약간 몽롱해지고 땀이 살짝 맺혔다. 열을 재보니 36.9도에서 37.7도까지 상승. 이후 열오르는 느낌은 가라앉았는데 이번엔 점차 어깨부터 시작해서 온 몸이 약간 결려오기 시작했다. 가볍게 몸살이 온 것 같은데, 이 정도면 괜찮다고 이 때는 생각했다. 그리고 달콤한 낮잠을 취했다.
약 10시간 후
새벽 1시 경, 태어나 처음 겪어보는 강력한 몸살에 시달렸다. 증상은 딱 몸살감기같다.
응급실에 갈까말까 몽롱한 정신으로 수천번 고민하다가 어차피 거기 가도 진통제말곤 답이 없겠지 싶어 일단 타이레놀로 버텨보았다.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약효가 지속되는 동안은 쪽잠을 잘 수 있을 정도의 통증으로 완화되었다.
- 극심한 근육통
전신이 두드려맞은 것처럼 극심하게 아파오기 시작했다. 어깨부터 시작해서 허리 손목 고관절 무릎까지 안아픈 곳이 없었다. 조금만 움직여도 억소리가 절로 나오고 가만히만 누워있음에도 통증이 심해 잠을 잘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개인적으로 고열보다 이게 더 힘들었다. 특히 양측 어깨와 허리가 너무 아파 새벽에 한숨도 자지 못했다. 미치는 줄 알았다.
- 오한
으슬으슬 춥더니 급기야 전기장판 위에 누워있었음에도 덜덜 떨며 온몸에 소름이 돋고 이빨을 부딪히기 시작했다. 이 때는 코도 꽉 막혔었다.(해당 증세는 금방 사라졌다) 전기장판에 이불 두개 덮고 3시간 뒤에 호전되었는데, 그 뒤에도 간간히 오한이 찾아왔다. 내 몸이 고장난 보일러처럼 느껴졌다.
- 고열
오한이 시작된 뒤로 열도 다시 오르는 느낌이 들더니 급기야 전신이 펄펄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39.6도까지 치솟았다. 열이 풀풀 나지만 땀은 한방울도 나지 않는다. 타이레놀을 복용해도 당장은 열이 크게 떨어지진 않았다. 시간이 약이겠지 싶어 근육통이 아주 약간 진정된 틈을 타 수면을 보충했다.
- 주사부위 열감, 통증
이건 다른 예방접종들에서도 접종 후 며칠 정돈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인데, 더 자주 발생하고 더 아픈 것 같다. 난 그냥 조금만 움직여도 아픈 정도(참을만함)였는데 다른 분은 팔도 못들겠다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1일차
1일 차에는 살기 위해 6시간마다 꼬박꼬박 타이레놀을 챙겨먹었다. 움직이며 무언가를 할 수 있을 컨디션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이마에 찬 수건을 올리고 하루 내내 침상안정하며 휴식을 취했다.
저녁까진 계속 안좋았고 새벽부터 확실하게 나아짐을 느꼈다.
- 근육통
오전~오후: 여전히 돌아버릴 것 같았으나 타이레놀 복용 시 어느정도 꿈틀거릴 수는 있을 정도로 약간 호전되었다.
새벽: 움직이는데 전혀 무리가 없을 정도로 경한 근육통까지 회복되었다. 버라이어티했다.
- 오한
간간히 찾아왔으나 당일만큼 극심한 오한은 없었다. 이불덮고 있는데 갑자기 추위가 느껴지는 정도. 추웠다가 더웠다가 계속 오락가락 한다.
- 미열
오전~오후: 약을 먹어도 미열은 계속 유지되었다. 고열은 아니고 37도 대에서 왔다갔다 헸디.
새벽: 열이 완전히 내려갔다.
- 주사부위 열감, 통증
열감은 줄어들었고 통증 강도는 예방접종 당일 새벽과 비슷했다.
- 두통, 어지럼증
오전~오후: 조금만 고개를 움직여도 머리가 핑-하고 돌았다. 어제는 없던 두통도 간헐적으로 느껴지기 시작했다.
새벽: 여전히 고개를 돌리거나 걸을 때마다 머리가 핑-하고 돌았지만 이정도면 조금씩 일상생활은 가능한 정도.
2일차
고개를 움직일 때 핑 도는 느낌은 여전하였으나 그 외의 증상은 모두 호전되었다. 충분히 일상생활이 가능했기에 타이레놀을 멀리해 보았으나 귀신같이 알아채곤 다시 아파오려 해서 깜짝 놀라 다시 복용했다.
3일차
오늘이다. 2일차의 증상은 약간만 남아있으나 이번엔 두통이 괴롭히기 시작했다. 근무에 지장이 있어 타이레놀을 복용했다. 계속 지끈지끈하다.
백신접종 후 대응방안
대한의사협회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대응방안’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경우 접종 후 발열(38.0도 이상) 또는 근육통의 빈도가 20~30%로 알려져 있다” 고 한다. 다음은 의협이 제시한 권고사항이다. 피접종자라면 숙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발열 38.5도 미만, 시작된 지 24시간 이내
- 힘들지 않으면 해열제를 복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해열제 복용은 항체 형성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
- 힘들지 않다면 가급적 병원 응급실을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할 것을 권한다.
- 발열 이외의 신체 증상이 없다면 진료를 받지 않아도 된다.
38.5도 이상, 근육통 등으로 많이 힘들거나 24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 해열제를 복용해도 된다. 항체 형성에 영향을 적게 미치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을 권장한다.
- 이 경우에는 진료를 권장한다.
사회인에게 필요한 개인적인 팁...
꼭 휴일 전에 맞자. 두번, 세번 강조한다. 꼭 접종 당일 저녁부터 다음날은 일정을 비워두고 쉬어야 한다.
내 몸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겪어보기 전까진 모르는 일이다. 내 주변인들은 열이 안오른 사람이 없었고 38~40도까지 떴었다. 근육통과 오한도 정도와 부위만 다를 뿐 다 따라왔다. 접종한 친구에게 살아있냐고 연락했다가 살려달라는 답장이 올 정도(ㅋㅋㅋ).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코로나의 무서움을 체험판으로 간접 경험할 수 있다. 일하다 쓰러지면 산재인가..? 라며 뇌절하지 말고 그냥 마음 편하게 쉬자.
모든 인구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개인의 경험과 주변인들의 이야기일 뿐이니 뉴스에서 하던 이야기처럼 경미한 발열 정도로 그칠 수도 있다. 근데 일단 내 주변엔 그렇게 넘어간 행운아가 단 한명도 없었다는 점...
모쪼록 하루라도 빨리 코로나가 종식될 수 있도록 집단면역이 형성되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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